본문으로 건너뛰기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이벤트 12가지

집에서 스크롤만 하는 데 지친 사람들을 위한 버킷 리스트.

9분 분량

광장 바닥 위에서 함께 춤추는 커플들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모든 이벤트가 같은 종류의 인연을 만들지는 않는다. 수백 개의 이벤트를 열고 나서 배운 건, 형식마다 만들어지는 유대가 다르고, 어떤 형식은 아무것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테크 컨퍼런스는 값져 보였다. 남은 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간 수요일 도예 수업에서는 지금도 이어지는 우정이 둘 생겼다. 8명이 모인 서퍼 클럽에서는 셋이 더 생겼다. 하지만 200명이 모인 흔한 해피 아워는? 스피드 네트워킹 모임은? 모두가 피칭하는 창업자 해피 아워는? 후속 연락도, 진짜 관계도 하나도 남지 않았다.

패턴은 분명하다. 모든 활동이 똑같지는 않다. 어떤 활동은 반복을 통한 익숙함을 쌓는다. 어떤 활동은 함께 드러내는 취약함을 통한 신뢰를 쌓는다. 어떤 활동은 지위와 상관없는 동료애를 쌓는다. 그리고 어떤 활동은 형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고장 나 있어서 아무것도 쌓지 못한다. 실제로 통하는 것들을, 각각이 만드는 인연의 종류에 따라 정리해 봤다.

익숙함을 쌓는 이벤트 (꾸준함 = 우정)

진짜 우정을 가장 잘 예측하는 단 하나의 요소는 같은 사람들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다. 이 이벤트들은 그 원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1. 스포츠 및 피트니스: 러닝 클럽에 들어가 보자

러닝 클럽이 요즘 인기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함께 움직이는 데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의 어색함을 벗겨 내는 무언가가 있다. 눈을 마주칠 필요가 없다. 재치 있을 필요도 없다. 그냥 나타나서 움직이면 된다.

최고의 러닝 클럽은 속도에 관한 게 아니다. 꾸준함에 관한 것이다. 매주 화요일 같은 얼굴들을 보고, 어느새 당신이 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 조용한 책임감이 우정이 생기는 방식이다.

이런 분께: 더 활동적으로 살고 싶지만 혼자 헬스장에 가는 건 싫은 누구나. 체력 수준과 상관없이 환영이고, 대부분의 클럽에는 속도별 그룹이 여럿 있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진짜 마법은 달리기가 끝난 뒤의 커피에서 일어나니까.

2. 액티비티: 방탈출, 볼링, 퀴즈

활동 기반 이벤트는 내향인을 위한 치트 키다. 할 일이 있으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음료를 들고 서서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퍼즐을 풀거나, 볼링공을 굴리거나, 퀴즈의 답이 1997년인지 1998년인지 따지고 있다.

방탈출은 특히 좋다. 낯선 사람들과 한 방에 갇혀 억지로라도 협력해야 하는 건 사실상 우정 가속기다. 칵테일 파티에서라면 결코 말을 섞지 않았을 사람들이 60분짜리 방탈출을 마치고 번호를 주고받는 걸 봤다.

이런 분께: 정해진 것 없는 사교 자리에 금방 지치는 사람. 할 일을 주면, 그걸 하면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람.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최고의 대화는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일어나니까.

3. 예술 및 문화: 갤러리 오프닝에 가 보자

갤러리 오프닝은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된 사교 이벤트 중 하나다. 대개 무료다. 와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작품이 그 방에 있는 말 그대로 누구와도 대화를 시작할 거리를 즉시 준다.

갤러리 말고도 이 카테고리에는 작은 공연장의 라이브 음악, 시 낭독회, 영화 상영회, 문화 축제, 오픈 스튜디오의 밤이 있다. 사람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만나는 이벤트이고, 그 차이는 중요하다.

이런 분께: 호기심 많은 사람. 갤러리 오프닝을 즐기는 데 미술에 대해 알아야 할 건 없다. 무언가를 보고 의견을 가질 마음만 있으면 된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무료 와인과 흥미로운 대화는 이길 수 없는 조합이니까.

4. 음식 및 음료: 서퍼 클럽에 가 보자

서퍼 클럽은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여는 저녁 파티다. 테이블에는 확실히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무섭게 들린다. 사실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가장 인간적인 사교 경험 중 하나다.

이 형식이 통하는 건 함께 먹는 일이 아주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그렇게 유대를 맺어 왔다. 자리에 앉고, 음식이 나오고, 대화가 그냥 흘러간다. 네트워킹 목적도 없다. 피칭도 없다. 정말 좋은 음식과, 정해진 틀이 있는 이벤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굽이굽이 흘러가는 대화만 있다.

이런 분께: 음식을 사랑하고 낯선 사람 옆에 앉을 마음이 있는 누구나. 음식 커뮤니티는 대체로 놀라울 만큼 환영해 준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인생 최고의 식사 몇 번은 앉게 될 줄 몰랐던 테이블에서 하게 될 테니까.

함께하는 활동으로 신뢰를 쌓는 이벤트

바깥의 무언가에 집중하면 벽이 낮아진다. 이 이벤트들이 통하는 건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배우고, 놀기 때문이다.

5. 취미 및 공예: 도예나 보드게임에 도전해 보자

어른들의 공예 수업과 보드게임의 밤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하루 종일 화면을 본다. 그래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실제 게임으로 머리를 쓰는 데에는 깊고 거의 원초적인 만족이 있다.

도예 수업은 명상 같다. 보드게임의 밤은 아수라장이다. 둘 다 사람을 만나기에 훌륭하다. 부담은 적고 몰입은 큰 경험을 함께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물레 위에서 흙의 중심을 잡거나 친구가 마피아인지 알아내려 할 때 휴대폰을 보는 사람은 없다.

이런 분께: 창의적인 사람, 손으로 만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 무언가 만드는 게 그리운 사람. 거의 모든 활동이 경험 없이도 가능하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비뚤어진 머그잔 하나라도, 내가 만든 무언가를 들고 돌아오게 되니까.

6. 사교 및 네트워킹: 창업가 디너에 가 보자

안다, 안다. 네트워킹 이벤트가 왜 효과가 없는지에 대한 글을 따로 쓸 정도다. 하지만 창업가 디너는 다르다. 각자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8~12명을 한 테이블에 앉히면, 패널이나 네트워킹 모임에서는 결코 이를 수 없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솔해진다.

사람들은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나눈다. 도움을 청한다. 소개해 주겠다고 나선다. 작은 모임의 친밀함이 대부분의 네트워킹 이벤트를 망치는 연기하는 분위기를 없앤다.

이런 분께: 창업자, 크리에이터, 빌더, 프리랜서. 무언가에 매달리고 있고, 그 여정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누구나.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최고의 비즈니스 관계는 엘리베이터 피치가 아니라 솔직함에서 시작되니까.

7. 파티 및 축하: 테마 파티에 가 보자

테마 파티는 몇 시간 동안 다른 누군가가 되어도 좋다는 허락을 준다. 80년대의 밤이든, 코스튬 파티든, 문화 축제든, 테마는 모두에게 공통의 맥락을 주어 사교의 문턱을 낮춘다. 둘 다 같은 영화의 등장인물로 분장하고 있으면, 말을 걸지 않기가 오히려 어렵다.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거의 항상 테마가 있는 것들이다. 준비하는 것도 더 재미있고, 가는 것도 더 재미있고, 둘만 아는 농담이 되는 사진과 이야기를 남긴다.

이런 분께: 재미있는 사람, 혹은 재미있는 사람들 곁에 있고 싶은 사람. 그리고 코스튬이 너무 많아서 입을 핑계가 필요한 사람.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어른의 삶에는 마음껏 우스꽝스러워도 되는 날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8. 여행 및 야외 활동: 하이킹 모임에 들어가 보자

여럿이 하는 하이킹은 혼자 하는 하이킹과 다르다. 함께 흘리는 땀, 풍경, 도시와 평소의 일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 그 모든 게 더 깊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환경을 만든다.

사람들이 레스토랑이나 바에서와는 다르게 산길에서 마음을 연다는 걸 알게 됐다. 마주 보는 게 아니라 나란히 걸어서일 수도 있다. 자연에는 겉치레를 벗겨 내는 힘이 있어서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하이킹 모임은 정말로 가까운 우정을 만든다.

이런 분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도시를 벗어나야 하는 사람, 걸을 때 생각이 잘 되는 누구나. 대부분의 하이킹 모임에는 실력별 코스가 있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있는 줄도 몰랐던 시선으로 내가 사는 도시를 보게 될 테니까.

지위와 상관없는 동료애를 쌓는 이벤트

이 이벤트들이 통하는 건 커리어, 지위, 혹은 '무슨 일을 하는지'와 전혀 상관없는 공통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9. 학습 및 자기 계발: 북클럽을 시작해 보자

북클럽은 원조 커뮤니티 이벤트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건 형식이 통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읽고, 같은 걸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그렇게 함께하는 지적 경험은 다른 걸로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유대를 만든다.

내가 가 본 최고의 북클럽은 독서에 엄격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람들이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는 정기 모임의 핑계가 된다. 책은 계기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런 분께: 당연히 책 읽는 사람. 그리고 책 읽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북클럽에 드는 건 책을 끝까지 읽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거실에서 진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게 인터넷에서 낯선 사람과 싸우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좋으니까.

10. 커리어 및 비즈니스: 마스터마인드 그룹에 들어가 보자

마스터마인드 그룹은 서로의 직업적 성장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는 4~8명의 모임이다. 모임마다 누군가 자신이 겪고 있는 과제를 내놓고, 그룹이 함께 해결책을 궁리한다. 동료 코칭, 책임감, 네트워킹이 하나로 합쳐진 셈이다.

마스터마인드가 통하는 건 헌신 때문이다. 아무 때나 들르는 이벤트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신뢰가 쌓이는 지속적인 모임이다. 사람들이 내 상황을 이해할수록 조언은 좋아진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책임감은 강해진다.

이런 분께: 한 단계 성장하고 싶지만 멘토가 없는 직장인. 모든 걸 혼자 알아내는 데 지친 창업자.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 누구나.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문제를 가장 빨리 푸는 방법은 비슷한 문제를 풀어 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니까.

11. 반려동물: 애견 공원 모임에 가 보자

강아지를 키운다면 강아지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대화의 물꼬라는 걸 이미 알 것이다. 애견 공원 모임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을 정식으로 만든 것이다. 반려견들이 노는 동안 견주들이 둘러서서 훈련 팁부터 살아온 이야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기획된 반려동물 이벤트는 거기서 더 나아간다. 견종별 모임, 반려견 동반 하이킹, 강아지 사회화 수업, 심지어 강아지 생일 파티까지. 모두 반려인이 절대 질리지 않는 단 하나의 화제를 중심으로 꾸준히 모이는 커뮤니티를 만든다.

이런 분께: 다른 반려인을 만나고 싶은 반려인. 그리고 반려동물은 없지만 동물 곁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사람.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당신의 강아지가 당신보다 사교 생활이 더 활발하니까. 이제 그걸 바로잡을 때다.

12. 다양성 및 포용: 문화 교류 모임에 가 보자

문화 교류 이벤트(언어 교환의 밤, 세계 음식 포트럭, 문화 축제)는 누릴 수 있는 가장 풍요로운 사교 경험 중 하나다. 가장 좋은 방식으로 나만의 울타리 밖으로 밀어낸다.

언어 교환 이벤트에서 두 시간 동안 어설픈 한국어와 어설픈 영어를 번갈아 쓰며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헤어질 때쯤에는 몇 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졌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하려 애쓰는 취약함에는 인연을 앞당기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분께: 다른 문화가 궁금한 누구나. 커뮤니티를 찾는 해외 거주자와 이민자. 언어를 배우는 사람.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세상이 더 작아진다고 믿는 사람.

꼭 해 봐야 하는 이유: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상대는 아마 나와 완전히 다르게 자란 사람일 테니까.

피해야 할 이벤트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빠짐없이 말하자면, 주최자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진짜 인연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형식들은 이렇다.

  • 스피드 네트워킹: 최고 속도로 만들어지는 연결의 착각. 20명을 3분씩 만난다. 한 명도 기억나지 않는다.
  • 흔한 해피 아워: 많은 인원, 적은 활동, 높은 연기 지수. 모두가 서서 낯선 사람에게 자신을 피칭한다.
  • LinkedIn 네트워킹 모임: 위와 같다. 명함과 절박한 눈맞춤이 더 많을 뿐.
  • 창업자 해피 아워: 특히 “네트워킹 기회”로 홍보하는 것들. 모두 너무 지쳐 있고 너무 경계한다. 진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 무제한 음료만 있는 모임: 사람들을 잇는 게 공짜 술뿐인 이벤트. 술이 떨어지면 대화도 떨어진다.
  • 한 번으로 끝나는 컨퍼런스와 갈라: 500명, 반복되는 만남은 0. 다섯 명을 만나고, 한 명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일주일 안에 모두 잊는다.

이것들이 나쁜 건 운영이 부실해서가 아니다. 형식 때문이다. 세 시간 동안 저마다 최고의 모습을 연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방에서는 진짜 인연을 만들 수 없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진짜 요점

Escape의 이벤트 카테고리를 홍보하려고 이 목록을 쓴 게 아니다(물론, 이 12가지는 모두 앱의 카테고리와 이어진다). 새로운 종류의 이벤트에 도전하는 게 사교적인 정체기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진심으로 믿기 때문에 썼다.

대부분의 사람은 같은 종류의 이벤트에 계속 간다. 운동을 좋아하면 운동 이벤트에 간다. 미식가라면 음식 이벤트에 간다.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들은 아마 아직 가 보지 않은 이벤트에 있다.

이 목록에서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을 것 하나를 골라 보자. 혼자 가야 한다면 혼자 가자. 최악의 경우라도 흥미로운 저녁이다. 최선의 경우라면 새로운 우정, 새로운 취미, 혹은 필요한 줄도 몰랐던 새로운 시각이다.

세상은 만나기만 하면 좋아하게 될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벤트는 그들을 만나는 방법이다.

Hyeseong Jun, 창업자
202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