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네트워킹 이벤트가 효과 없는 이유 (그리고 효과 있는 것)
네트워킹의 미래는 네트워킹이 아니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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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네트워킹에는 아무도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특유의 실패 방식이 있다. 컨퍼런스, 믹서, 해피 아워에 가면 몇 분 안에 연기를 시작한다는 것. 연결하는 게 아니다. 연기하는 것이다. 일하는 자리에 맞게 다듬어 둔 버전의 나, 인상적이고 쓸모 있어 보이고 기회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그 버전이 있다. 그리고 그 방의 다른 모든 사람도 똑같이 하고 있다. 결국 남는 건 실제 자기 자신이 아닌 버전의 자신이 되어, 역시 실제로는 거기 없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려 애쓰는 사람들로 가득한 방이다.
이건 당신의 사교 능력 문제가 아니다. 형식의 구조적인 문제다. 명함 교환식 네트워킹, 엘리베이터 피치, 누가 “말 걸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암묵적인 서열. 이런 장치들이 진짜 연결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가 계속하는 건 대안이 더 위험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를 내세우지 않아도 되고, 대화가 전략이 아니고, 뚜렷한 이득을 얻을 수 없는 자리에 나가는 것 말이다.
이런 이벤트를 수백 번 겪은 끝에, 대신 실제로 효과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냈다. 그리고 그건 직업적 네트워킹이 가르치는 거의 모든 규칙을 깨야 가능하다.
흔한 네트워킹 이벤트
어떤지 다들 안다. 장소에 들어선다. 이름표 데스크가 있다. 사람들은 음료를 들고 작은 무리로 서서, 다가갈지 말지 고민하며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친다. 공기에는 특유의 불안이 짙게 깔려 있다. 연기해야 한다는 불안.
네트워킹 이벤트는 결국 공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일하는 사람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내보인다. 모두에게 피치가 있다. 모두가 “쓸모 있을” 만한 사람을 찾아 방을 훑는다. 대화는 애초에 피상적이도록 짜여 있다. 상대의 눈이 다음에 말 걸어야 할 사람에게로 흘러가기 시작하기까지 3~5분이 주어진다.
보통 이렇게 흘러간다.
- 8~15명과 인사치레를 나눈다
- 명함 한 묶음이나 LinkedIn 연결을 모은다
- 정말 흥미롭다고 느끼는 대화를 2~3번 나눈다
- 활력이 아니라 피로를 안고 돌아온다
- 아마 1명에게 후속 연락을 한다
- 의미 있는 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익숙한가?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네트워킹 이벤트에 대한 연구들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인맥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그걸 만드는 데 드는 감정적 비용은 과소평가한다는 걸 꾸준히 보여 준다. 전통적인 네트워킹의 투자 대비 효과는 형편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간다. 대안, 즉 아예 네트워킹을 하지 않는 게 더 나빠 보이니까.
형식이 실패하는 이유
문제는 사람들이 연결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형식이 진짜 연결에 딱 맞지 않는 조건을 만든다는 게 문제다. 무슨 뜻이냐면 이렇다.
억지 대화는 진정성을 죽인다
두 사람이 “네트워킹”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서로에게 다가가면, 둘 다 연기하게 된다. 나 자신이 아니다. 상대에게 인상적이거나 쓸모 있어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버전의 나다. 그 연기는 진짜 관계에 필요한 취약함과 솔직함을 가로막는다.
피치의 역학은 서열을 만든다
네트워킹 이벤트는 암묵적으로 사람들을 “쓸모 있는”과 “쓸모없는”으로 나눈다. 끊임없이 따지게 된다. 이 사람이 나를 도울 수 있을까? 여기 더 있어야 할까, 넘어가야 할까? 이런 머릿속 계산은 거기 있는 모두를 지치게 하고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게 만든다.
큰 모임은 주의를 흩뜨린다
200명이 있는 방은 200번의 기회처럼 들린다. 실제로는 누구와도 깊어질 수 없다는 뜻이다. “방을 돌며 인사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한 사람과 진짜 친밀감을 쌓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한 번의 만남은 신뢰를 쌓지 못한다
신뢰에는 시간과 반복된 만남이 필요하다. 시끄러운 바에서 누군가를 5분 동안 한 번 만나는 걸로는 진짜 직업적 관계의 토대가 생기지 않는다. 기껏해야 몇 주 안에 희미해지는 약한 연결이 생길 뿐이다.
서 있기만 하는 건 유대에 최악의 활동이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할 때 더 잘 유대를 맺는다는 걸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음료를 들고 둥글게 서 있는 건 사교적으로 빈 페이지나 다름없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일으킬 거리가 없으니, 정해진 대본으로 돌아간다. “무슨 일 하세요?” “주최자랑은 어떻게 아세요?” “이런 데 와 보신 적 있어요?”
NY 테크 위크 실험
작년에 Escape를 들고 뉴욕 테크 위크에 갔다. 한 주 동안 이벤트를 다섯 번 열었다. 그중 두 번은 몇 년 동안 패널과 믹서에 다니며 배운 것보다 네트워킹에 대해 더 많은 걸 가르쳐 줬다.
첫 번째는 루프톱 바에서 연, 꽤 전통적인 네트워킹 이벤트였다. 좋은 장소, 괜찮은 참석률, 무료 음료. 사람들은 서서 LinkedIn 연결을 주고받고 떠났다. 괜찮았다. 기억에 남지 않았다.
두 번째는 테크 워크였다. 공원에서 출발해 한 시간쯤 걷고 레스토랑에서 마무리하는, 로어 맨해튼을 함께 걷는 모임을 기획했다. 454명이 신청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짝을 지었다. 대화가 달랐다. 더 개인적이고, 더 편안하고, 더 솔직했다. 아무도 피칭하지 않았다. 아무도 방을 훑지 않았다(방이 없었으니까). 사람들은 자기 삶, 고민,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할 즈음에는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저녁 약속을 잡고 있었다.
테크 워크는 루프톱 이벤트가 저녁 내내 만든 것보다 더 많은 진짜 인연을 한 시간 만에 만들었다. 그리고 유일한 차이는 형식이었다. 서 있는 대신 함께 걸었다는 것.
실제로 효과 있는 것
수백 번의 이벤트와 주최자, 참가자들과 나눈 수천 번의 대화 끝에, 꾸준히 의미 있는 인연을 만드는 네 가지 원칙을 찾았다.
1. 서서 나누는 대화보다 함께하는 활동
어떤 네트워킹 이벤트든 가장 효과적으로 바꾸는 단 한 가지 방법은 활동을 더하는 것이다. 함께 걷자. 함께 요리하자. 함께 게임을 하자. 함께 무언가를 만들자. 사람들이 공동의 과제에 집중하면 “네트워킹”의 연기 불안 없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새로운 통찰이 아니다. 기본적인 사회심리학이다. 대인 친밀감에 대한 심리학자 아서 아론의 연구는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면 관계가 빠르게 가까워진다는 걸 보여 준다. 함께 새로운 걸 하면 공동의 기억이 생기고, 공동의 기억은 진짜 관계의 토대다.
2. 큰 모임보다 작은 모임
진짜 연결에 가장 좋은 모임 규모는 6~12명이다. 모두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작다. 다양한 관점이 있을 만큼 크다. 작은 모임의 친밀함은 “방을 돌며 인사하는” 역학을 없애고 마음을 열 공간을 만든다.
내가 가 본 최고의 이벤트는 8명의 디너, 10명의 하이킹, 12명의 워크숍이었다. 500명의 컨퍼런스가 아니라.
3. 정기 이벤트와 커뮤니티를 통한 반복된 만남
신뢰는 강도가 아니라 반복으로 쌓인다. 러닝 클럽에서 매주 화요일 누군가를 보는 게 세 시간짜리 저녁 식사 한 번보다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든다. 반복된 만남은 한 사람의 여러 면을 볼 기회를 준다. 좋은 날과 나쁜 날에 어떻게 행동하는지, 엘리베이터 피치 너머에 무엇을 아끼는지, 연기하지 않을 때 진짜 어떤 사람인지.
커뮤니티는 반복된 만남을 위한 기반 시설이다. 러닝 클럽이든, 북클럽이든, 창업자 모임이든, 모임에 들어가면 같은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보게 된다. 그 꾸준함 속에서 진짜 우정이 생긴다.
4. 업계 기반 네트워킹보다 관심사 기반 매칭
전통적인 네트워킹은 사람들을 업계별로 나눈다. 테크 업계 사람은 테크 업계 사람과, 금융 업계 사람은 금융 업계 사람과 네트워킹한다. 하지만 가장 값진 인연은 종종 업계 바깥에서, 직함이 아니라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하이킹 모임에 들어가면 하이킹을 좋아하는 변호사, 디자이너, 교사, 창업자를 만난다. 대화가 일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풍성하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직업적 가치도 더 높다. 나에게서 뭔가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쌓고 있으니까.
Escape는 이를 위해 이렇게 설계됐다
네트워킹을 고치려고 Escape를 시작한 게 아니다. 사람들이 진짜 친구를 사귀도록 돕고 싶어서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둘은 같은 문제였다. 의미 있는 직업적 인연과 의미 있는 개인적 인연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함께하는 경험, 반복된 만남, 진심 어린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플랫폼은 이 원칙들을 이렇게 담고 있다.
관심사 기반 탐색. 이벤트와 커뮤니티는 어떤 업계에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정리된다.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사람들을 찾고, 그 덕분에 생기는 인연은 더 깊다.
반복된 만남을 위한 커뮤니티. Escape에서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한 번뿐인 이벤트에 참가 신청을 하는 게 아니다. 계속해서 다시 보게 될 사람들의 모임에 들어가는 것이다. 신뢰는 거기서 쌓인다.
정기 이벤트. 주최자는 매주, 격주, 매월 반복되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다. 같은 사람들, 같은 시간, 같은 활동. 우정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AI 호환성. 호환성 엔진은 두 사람이 얼마나 잘 통할지를 관심사, 소통 방식, 가치관, 위치 등 8가지 차원으로 분석한다. 같은 업계 사람만이 아니라, 정말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보여 준다.
바이브. 같은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에게 이어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상대도 같은 마음으로 바이브를 보내면 매칭되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무작정 연락하는 어색함 없이, 직접 만나 느낀 끌림을 자연스럽게 이어 가는 방법이다.
일주일 테스트
의심스럽다면 실험을 하나 해 보자. 한 주를 골라 이벤트 두 개에 가 보는 것이다. 순수한 네트워킹 이벤트 하나, 활동 기반 이벤트 하나. 결과를 예측해 보겠다.
네트워킹 이벤트: 컨퍼런스 믹서, 해피 아워, LinkedIn 그룹 모임. 이미 아는 그 형식.
활동 기반 이벤트: 요리 수업, 러닝 클럽, 독서 토론, 포커의 밤. 음료를 들고 서 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하는 자리.
그리고 세 가지를 재 보자.
- 일주일 뒤, 이름이 몇 개나 기억나는가? 주머니 속 명함 말고. 실제로 떠오르는 사람들의 이름. 목소리, 대화 속 한 장면, 그 사람만의 무언가.
- 누군가에게 후속 연락을 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들이 당신에게 연락했는가? (그 비대칭이 중요하다.)
- 그게 어딘가로 이어졌는가? 두 번째 만남, 소개,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이어진 진짜 대화.
이 테스트가 펼쳐지는 걸 수백 번 봤다. 활동 기반 이벤트는 눈에 보이는 인연을 만든다. 네트워킹 이벤트는 명함을 만든다. 그 차이는 미묘하지 않다.
— Hyeseong Jun, 창업자
2026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