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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hare에서 Escape로: 이름에 담긴 이야기

일정 공유 앱이 진짜 정체성을 찾기까지, 그리고 이름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

7분 분량

주황색 ESC 글자가 새겨진 어두운 키보드 키

우리는 리브랜딩을 한 게 아니다. 피벗을 했다.

DayShare는 문제가 일정이라고 가정했다. 사람들은 약속을 잡을 수 있도록 친구들이 언제 한가한지 알고 싶어 한다고. 내 시간을 공유하고, 내 사람들을 찾고, 일정을 맞춘다. 깔끔한 아이디어였다. 틀린 가설이었다.

제대로 된 무언가를 만들어 사람들 손에 쥐여 줄 즈음, 진짜 문제는 외로움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정 조율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찾고 오래가는 인연을 만드는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DayShare는 사람들이 원할 거라고 내가 생각한 제품이었다. Escape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필요했던 제품이다. 그래서 사명에 맞게 이름을 바꿨다.

이건 그 이야기다.

DayShare라는 아이디어

처음 콘셉트는 아주 단순했다. 나는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대학생이었고, 같은 문제에 계속 부딪혔다. 커피를 마시거나, 헬스장에 가거나, 새로 생긴 식당에 가 보는 것처럼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누가 시간이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점심 같이 먹을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다섯 명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는 건 비효율적이고 사교적으로도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하루 일정을 공유하면 친구들이 내가 언제 한가한지 볼 수 있는 앱이 있다면 어떨까? 토요일 2시부터 5시까지 시간이 된다고 올리면, 그 시간에 마찬가지로 한가한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

DayShare. 하루를 공유하기. 그때는 그럴듯했다.

2023년에 만들기 시작했다. 앱은 Flutter, 백엔드는 Node.js, 인프라는 AWS. 첫 버전은 기본적이었다. 게시물을 읽고 쓸 수 있는 소셜 피드와 프로필 화면이 전부였다. 일정 공유라는 비전, 즉 시간을 올리고 친구들이 뭘 하는지 보고 약속을 맞출 수 있는 소셜 레이어가 얹힌 공유 캘린더가 우리가 향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했다.

작동은 했다. 기술적으로는. 하지만 통하지는 않았다.

DayShare가 통하지 않은 이유

일정 공유 앱의 문제는, 쓸모가 생기려면 실제 친구들 중 상당수가 먼저 써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빈 시간을 공개해 달라고 하는 건 예상보다 훨씬 큰 부탁이었다. 사람들은 자기 시간에 대해 이상할 만큼 사적이었다. 일정을 공유하는 건 의무를 떠안겠다는 초대처럼 느껴졌다. 한가하다는 게 보이면 더는 “바빠서”라는 핑계를 댈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 곁에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앱을 아직 만드는 동안, 나는 플랫폼 밖에서 이벤트를 열고 있었다. 네트워킹 디너, 소셜 믹서, 커뮤니티 모임. 커뮤니티를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벤트들이 진짜 반응을 얻고 있었다. 사람들은 해 볼 만한 재미있는 일과, 그걸 함께할 사람을 찾고 싶어 했다. 일정 조율만이 아니라, 발견과 커뮤니티와 진짜 연결을.

일정 공유를 버린 건 아니다. 지금도 우리가 만드는 것의 핵심이다. 하지만 비전은 공유 캘린더를 훨씬 넘어 커지고 있었다. 이벤트, 커뮤니티, AI 매칭, 장소 탐색, 주최자 도구. 일정 공유는 훨씬 큰 퍼즐의 한 조각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DayShare”로는 그 전부를 담을 수 없었다.

이름을 찾아서

새 이름이 필요하다는 건 알았다. 앱이 되어 가는 것의 느낌을 담은 무언가. 일정을 공유하는 유틸리티가 아니라,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의 진짜 사람들과 연결되도록 돕는 플랫폼. 자유, 가능성, 그리고 약간의 모험처럼 느껴지는 무언가.

처음 그 이름을 제안한 건 사실 내 어드바이저 중 한 명이었다. Escape. 듣는 순간, 뭔가가 딱 맞아떨어졌다.

나쁜 무언가로부터 도망친다는 의미의 탈출이 아니다. 나를 가두는 무언가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의 탈출이다. 나를 집에 붙잡아 두는 일상. 실제로는 연결되지 않으면서 연결된 듯한 기분만 주는 소셜 미디어 습관. 온라인 친구는 500명인데 화요일 저녁에 같이 밥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데서 오는 외로움.

생각하면 할수록 더 와닿았다. 내가 만들던 모든 기능은 사람들이 무언가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설계되어 있었다.

  • 이벤트는 일상에서 벗어나게 돕는다
  • 커뮤니티는 고립에서 벗어나게 돕는다
  • 탐색은 나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돕는다
  • 연결은 피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게 돕는다

Escape. 바로 그 단어였다.

ESC + APE

여기서부터 재미있어진다.

“Escape”를 둘로 나누면 ESC와 APE가 된다. ESC는 키보드의 Esc 키다. APE는, 말 그대로 유인원이다. 영장류. 진화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척 중 하나이고, 사교적이고 호기심 많고 장난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는 거의 바로 떠올랐다. ESC 키를 누르는 유인원. 벗어나기. 다른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하기. 장난스럽고, 엉뚱하고, 기억에 남을 만큼 딱 적당히 이상했다.

디자인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로고가 어떤 느낌이어야 하는지는 알았다. 모던하고, 미니멀하고, 살짝 장난기 있는. 이 유인원은 공격적이거나 위협적이지 않다. 호기심이 많다. 반대편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어서 Esc 키로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그 호기심이 브랜드의 전부다. 우리는 멋지고 배타적인 소셜 앱이 되려는 게 아니다. 새로운 걸 해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위한 앱이다. 유인원은 그 에너지를 상징한다. 장난기 있고, 사교적이고,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메인 문제

물론 “escape”는 실제 영어 단어라서, escape.com은 이미 주인이 있었다(그리고 혼자 창업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어떤 가격에도 팔지 않았다). 뻔한 변형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수십 가지 도메인 조합을 시험해 본 끝에 esc-ape.ca로 정했다. ESC와 APE 사이의 하이픈이 말장난을 살려 줬다. .ca는 캐나다, 그중에서도 Escape가 태어난 토론토라는 우리의 뿌리를 반영했다. .com은 아니었지만, 타협이 아니라 의도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중에는 서비스별로 도메인을 더 마련했다. 개발용 esc-ape.org, 이벤트 초대용 초대 도메인들. 하지만 본거지는 여전히 esc-ape.ca다. 이야기가 시작된 곳이니까.

“Escape”가 아닌 것

이 이름이 무엇을 뜻하지 않는지 분명히 해 두고 싶다. 이 얘기를 충분히 여러 번 해 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걸 안다.

Escape는 현실 도피가 아니다. 세상으로부터의 후퇴가 아니다. 손을 놓거나, 귀를 닫거나, 문제로부터 도망치는 것에 관한 게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다.

대부분의 소셜 앱이야말로 진짜 도피, 감각을 무디게 하는 종류의 도피다. 피드를 스크롤하고, 낯선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고, 소파에 혼자 앉아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그게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드는 도피다. 연결을 연결의 착각으로 바꿔치기하는 도피다.

우리가 말하는 벗어남은 능동적이다. 화요일 저녁에 도예 수업에 가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하이킹 모임에 들어가는 것이다. 소개글이 흥미로워 보여서, 그리고 직접 가 볼 만큼 궁금해서 서퍼 클럽에 혼자 참가 신청하는 것이다.

Escape는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화면에서 벗어나는 것. 몰래 나를 외롭게 만드는 편안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더 나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것. 진짜 사람, 진짜 장소, 진짜 경험을 향해.

남은 이름

돌이켜 보면, 이름을 바꾼 순간이 회사가 정체성을 찾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DayShare는 기능을 설명했다. Escape는 감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품에 마음을 쓰게 만드는 건 감정이다.

누가 Escape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이벤트 탐색 앱이에요”라고 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벗어나 내 사람들을 찾도록 도와줘요”라고 한다. 그 문장은 이름 덕분에만 성립한다. 단순한 브랜딩이 아니다. 한 단어에 녹아든 철학이다.

제품에 관한 모든 결정을 나는 단순한 기준에 비춰 본다. 이게 사람들이 벗어나도록 돕는가? 소파에서 일어나게 하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누군가와 이어 주는가? 현실 세계를 더 다가가기 쉽고, 더 흥미롭고, 더 참여할 가치가 있게 느끼게 하는가?

답이 예라면 Escape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 아니라면 없다. 이름이 제품을 정직하게 지켜 준다.

피벗에 대해 배운 것

피벗은 리브랜딩이 아니다. 리브랜딩은 겉모습의 변화다. 새 색깔, 새 문구, 같은 제품. 피벗은 시장이 제품이 틀렸다고 말할 때, 그 말을 들을 만큼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이다.

신호는 극적이지 않았다. 잘되는 것과 안되는 것 사이의 간극이었다. 제품으로서의 DayShare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플랫폼 밖에서 열던 이벤트는 자리를 잡았다. 같은 사람들, 연결되고 싶은 같은 본능, 다른 그릇. 그 간극이 몇 달 동안 그대로 유지되는 걸 보고 나니, 피벗은 사실 선택이 아니었다. 반응 데이터가 이미 말해 주고 있던 걸 인정하는 일이었다.

이름 짓기는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이다. DayShare에서 Escape로 바꾸는 건 쉬운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일정을 맞추도록 돕는다”에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돕는다”로 가설을 바꾸는 것이 진짜 피벗이었다. 이름은 가설이 말이 된 뒤에야 말이 됐다.

DayShare가 남긴 것

DayShare로 시작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일정 공유라는 아이디어가 틀린 건 아니었다. 우리가 되어 가던 것에 비해 너무 작았을 뿐이다.

DayShare의 DNA는 Escape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일정 공유는 지금도 주요 기능이다. 내가 뭘 하는지 공유하고, 친구들이 뭘 하는지 보고, 평범한 순간을 함께하는 약속으로 바꾸는 것. 운동이든, 커피 한잔이든, 박물관 나들이든, 그냥 산책이든, 내가 분위기를 정하면 사람들이 나의 일상에 함께한다. 그게 DayShare의 비전이었고, 그 비전은 훨씬 큰 플랫폼 안에서 이어지고 있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데 이름이 맞지 않는 것 같다면, 그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자. 이름은 단순한 라벨이 아니다. 나침반이다. 내가, 그리고 다른 모두가, 내가 정말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려 준다. 이름이 사명과 맞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는 바뀌어야 한다.

내 경우에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가 모든 것을 바꿨다.

— Hyeseong Jun, 창업자
2026년 4월